바보들의 행진 (1975)The March of Fo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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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감독
하길종
원작
최인호
각본
제작
박종찬
기획
이은봉, 김재웅
촬영
정일성
조명
손영철
편집
현동춘
음악
강근식
미술
김유준
노래
송창식, 김상배
출연
윤문섭, 하재영, 이영옥, 김명숙
제작사
(주)화천공사
상영 시간
102분[2]
상영관
국도극장
개봉일
1975년 5월 31일
대한민국 총 관객 수
153,780명

 

1975년에 제작된 한국 영화로, 최인호 작가가 <일간스포츠>에 연재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Y대학 철학과에 다니는 병태는 그룹미팅을 통해 같은 또래의 H대학 불문과의 영자를 알게 된다. 급격히 전파된 서구문명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이들 70년대 식의 젊은이들은 캠퍼스,집 그리고 회사의 벽과 부딪혀 고뇌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뇌는 우직스러운 정도의 해학과 자조를 띄우면서도 밝고 명랑한 내일을 위해 성장한다. 병태와 영자의 사이에는 어떤 사랑의 약속도 없다. 그들은 그저 만나고, 대화할 뿐이다. 병태가 입대하게 되자 군용열차 차창에 매달려 병태와 영자는 입맞춤을 한다.

 

많은 부분이 잘려나가 줄거리를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당시의 상황을 파편된 장면으로 보는 데에 의의가 있다.

Y대학 철학과에 다니는 병태(윤문섭 분)와 영철(하재영 분)은 그룹 미팅을 통해 또래의 H대학 불문과의 영자(이영옥 분)와 순자(김영숙 분)을 알게 된다. 그들은 그저 만나고 하릴없이 대화할 뿐이다. 병태는 영자에게 농담처럼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영자는 철학과 출신은 전망이 없다는 말로 그의 현실을 지적한다. 그 후로도 병태와 영자는 데이트를 즐기지만, 어느 날 영자는 선본 남자와 곧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며 앞으로 만나지 말자고 통보한다.

한편, 언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술만 마시면 고래를 찾으러 떠나겠다고 하는 영철은 순자를 좋아하지만, 순자는 말도 더듬고 전망도 보이지 않으며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도 탈락한 영철을 거부하고, 영철은 이에 절망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병태와 영철은 바다로 간다. 예쁜 고래를 잡으러 떠나겠다던 영철은 바닷가 절벽까지 자전거를 몰고 올라가 드넓은 바다로 뛰어든다. 학교는 무기한 휴강에 돌입하고, 텅 빈 교정을 서성이며 병태는 괴로워한다. 결국 병태는 입대를 하고, 병태를 만나지 않겠다던 영자는 역으로 병태를 마중 나온다. 입영열차 차창에 매달려 병태와 영자는 입맞춤을 한다.

 

나쁜 장소, 나쁜 시간. 1975년 남한은 모든 것이 나빴다. 그해 초 또다시 유신헌법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5월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되었다. 방위세가 신설되었고, 민방위가 창설되었다. 사회는 냉전 상태가 되었다. 하길종은 자포자기가 된 것 같았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는 매일 술을 마셨고,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고, 만나는 사람마다 “피고는 할 말이 있는가!”라고 시비를 걸었다. 〈바보들의 행진〉은 야심적인 영화가 아니라 자기비하의 영화이며, 스스로를 학대하는 영화이며, 그러면서 부끄러움에 사로잡힌 영화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식인들을 조롱하는 영화이며, 가련한 젊음을 위로하는 영화다.
ㅡ 정성일, 〈바보들의 행진〉 제작 당시를 회고하며 #
〈바보들의 행진〉은 검열 시대의 아이러니한 걸작이다. 젊은이의 절망도 적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용공이 되고 명랑과 건전만이 강요되던 유신체제기, 이 영화는 당시 대학생의 모습을 코미디로 풀어내고 결말에는 주인공을 입대케 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명랑과 건전을 충족시킨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바보'가 되어야 살 수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웃음으로 비틀며 비극보다 더 진한 슬픔을 자아낸다.
ㅡ 박유희, 영화평론가 #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았던 영화로, 서슬퍼런 10월 유신 체제에 대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유신 독재정권으로부터 영화 검열을 크게 받는 바람에 무려 30분이 넘어가는 분량이 잘려 나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촬영 후 완성본에서 잘려나간 건 15분 정도인데, 촬영 전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검열 및 삭제 당했기에 감독이 의도한 온전한 버전은 애초에 만들어지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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