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공포영화 추천 오멘: 저주의 시작 관람평 후기 결말 프리퀄
디즈니+가 공포영화 <오멘: 저주의 시작>을 공개했습니다. 이 작품은 4월 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바 있는데요. 개봉 시기를 보면 한달 만에 OTT 공개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이 작품은 본래 Hulu와 디즈니+를 통해 독점으로 공개할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OTT 공개가 빠르게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작품의 경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공포 프랜차이즈 시리즈 <오멘>의 프리퀄 입니다.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작품이란 점에서 꽤나 주목을 받았는데요.
흥행성적은 좋지 못합니다. 박스오피스 4위로 데뷔해 다음주 54% 관객 드롭률을 보이면서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평론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악마의 자식이 태어나면 벌어질 수 있는 종말에 대한 세기말적인 불안은 더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고, 여성의 몸을 바탕으로 한 공포는 대중적인 공포를 선보이기 힘든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더해서 <오멘>의 장면들을 가져온 포인트 공포는 좋은데, 무서운 장면이 전무한 수준입니다.
로마에 드리운 어둠의 그림자
<오멘: 저주의 시작>은 로마를 배경으로 합니다. 마가렛은 인연이 있는 성직자 로렌스의 부름을 받고 비자르델리 고아원으로 오게 됩니다. 이 고아원에서 그녀는 신부 가브리엘, 수녀 실비아, 룸메이트 로즈, 수녀 안젤리카 등을 만납니다. 1971년 로마의 고아원 안에서 마가렛은 불안을 느낍니다. 밖에서는 좌익 시위가 한창이라 혼란이고, 안에서는 고아들을 상대로 한 강압적인 교육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중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바로 학대를 받고 있는 카를리타 입니다.
카를리타는 부정적인 환상에 시달리며 이 문제로 학대를 받습니다. 이에 마가렛은 자신도 과거에 그랬음을 언급하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지금은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과거 카를리타와 비슷한 문제로 문제아 취급을 받았던 마가렛이라 더더욱 카를리타가 신경이 쓰입니다. 그리고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카를리타가 그린 부정적인 그림을 본 안젤리카는 목을 매달고 자살합니다. 이때 몸에 불을 붙여서 마치 마녀의 화형식처럼 보이는 강렬한 그림을 연출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이 강렬한 그림이 런닝타임 거의 절반에 이른 순간에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그전까지 오직 불안을 바탕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다 보니까 상당한 지루함이 느껴졌습니다. 초반 브레넌 신부가 해리스 신부를 압박하는 순간 펼쳐지는 공포나 마가렛이 로즈를 따라 디스코장에 갔을 때 펼쳐지는 사이키델릭한 공포의 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극에 몰입을 줄 만큼의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몰입에 있어 상당한 아쉬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악마의 자식을 노리는 교회
마가렛은 브레넌 신부를 만나면서 교회의 음모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는 교회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 세상의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교회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는 교회 내의 급진주의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그리스도를 불러들여 사람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려고 하고 있음을 언급합니다. 세상이 불안하고 두려우면 사람들은 종교에 더 의존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 그리스도의 적대 세력을 뜻하는 적그리스도를 세상으로 데려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악의 세력이 택한 방법은 고아원 여자아이들에게 악마의 자식을 임신 시키는 겁니다. 브레넌은 이들이 '스키아나'라는 짐슴 자칼과 인간이 교배해 태어난 아기를 다시 자칼과 교배시켜 악마의 자식을 얻으려고 한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자칼은 성경에서 부정적인 존재입니다. 짐승과 인간의 교배는 부정한 행위지요. 이를 통해 얻은 아이들은 기형아 또는 여자아이가 나옵니다. 이에 악의 세력들은 근친상간이라는 극악의 행위를 통해 악마의 남자아이를 얻고자 합니다. 브레넌은 자칼과의 교배로 태어나 악마의 아이의 어머니로 선택받은 존재, 스키아나가 카를리타라고 합니다.
브래넌은 마가렛을 이용해 카를리타가 악마의 숫자를 의미하는 6월 6일 6시, 666에 태어난 아이라는 걸 확인하고자 합니다. 마가렛은 가혹한 운명에 처한 카를리타를 구하기 위해 분투합니다. 헌데 이 과정에서 카를리타 입천장에 666이 있는 걸 보고 그녀가 악마의 아이의 모체라는 걸 확인합니다. 여기서 작품은 맥거핀을 줍니다. 스키아나로 선택을 받은 아이의 사진은 분명 머리에 666이라는 숫자가 있습니다. 헌데 카를리타에게는 입천장에 이 숫자가 있습니다. 자칼과의 교배를 통해 스키아나로 태어난 아이는 한명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에 고아원 자료를 조사하던 이들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고아이자 교회의 보호를 받았던 아이, 멀리 미국에서 로마까지 부름을 받은 아이, 어떻게 보면 어린 카를리타 보다 임신을 하기에 더 적합한 아이, 알고 보니 마가렛이 악마의 아이의 모체로 선택을 받았던 존재였던 것입니다. 뒤늦게 마가렛은 디스코장에서 악마가 자신에게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브레넌 신부를 비롯한 일행과 함께 차를 타고 도망치지만, 결국 붙잡히게 되는 마가렛 입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공포스러운 탐구
작품은 <오멘>과 함께 <악마의 씨>를 중요한 모티브로 가져왔습니다. <악마의 씨>에서 여성이 악마에 의해 임신을 하게 되는 장면을 오마주 하며 공포의 감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선보입니다. 앞서 임신한 여성의 자궁에서 악마의 손이 튀어나오는 장면 등 여성 몸에 대한 공포스러운 탐구를 선보이는 <오멘: 저주의 시작> 입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임신-출산 등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 공포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공포를 바탕으로 여성 중심의 호러라는 색다른 구성을 택한 <오멘> 프리퀄 입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서스펜스를 더하는 구성까지 더해졌으면 의미와 함께 오락적인 재미도 챙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다만, 이후 <오멘> 세계관 확장에 대한 떡밥을 던진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잡혀 온 마가렛은 출산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적그리스도를 원하는 세력이 고대했던 데미안이 태어납니다. 여기서 데미안에게 쌍둥이 여자형제가 있다는 설정을 더합니다. 마가렛은 칼로 로렌스를 찔러 죽이지만, 차마 자기 아들인 데미안을 죽이지 못합니다. 이후 데미안은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으로 가서 로버트와 캐서린의 아이가 됩니다.
마가렛은 자신을 구해준 카를리타와 함께 살아갑니다. 둘은 데미안의 쌍둥이 여자형제를 함께 양육합니다.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던 마가렛 앞에 브레넌 신부가 다시 나타납니다. 그녀가 다시 추격을 받게 될 것이란 사실과 함께 데미안의 존재를 알리며 작품은 마무리가 됩니다. <할로윈> 때처럼 여성 서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물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드는 <오멘: 저주의 시작> 입니다. 장르적인 매력만 더한다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될 확률이 높은 만큼, 시리즈물을 기획하고 있다면 이 부분을 신경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